40대 중반, 운동이라고는 리모컨 들기와 스마트폰 스크롤이 전부였던 제가 어느 봄날 아침, 갑작스럽게 등산화를 신고 집을 나섰습니다. 왕복 2시간의 동네 뒷산 정복기, 그리고 그 후 찾아온 놀라운 변화를 솔직하게 털어놓아보려 합니다.

미루고 미룬 운동, 드디어 시작하다
몇 달째 ‘내일부터 운동해야지’ 하며 미루기만 했던 운동을 드디어 시작했습니다. 선택한 것은 아침 등산이었어요. 헬스장은 부담스럽고, 조깅은 무릎이 걱정되고, 그렇다면 등산이 답이겠다 싶어서였죠.
새벽 6시, 평소라면 이불 속에서 ‘5분만 더’ 하며 뒹굴고 있을 시간에 등산복을 챙겨 입었습니다. 거울 속 내 모습이 영 어색했지만, 일단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 중요했어요.
철쭉 만발한 봄산의 유혹
동네 뒷산 초입에 도착하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며칠 전까지 만개했던 벚꽃은 이제 거의 떨어지고, 대신 분홍빛 철쭉이 산길 곳곳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었어요.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혼자 보고 있다니.’ 아침 등산의 첫 번째 선물이었습니다.

평소 출근길에만 봤던 동네가 이렇게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신기했어요.

등산로는 생각보다 잘 정비되어 있었고, 이미 몇몇 등산 마니아들이 저보다 먼저 산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의 가벼운 발걸음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상외로 끝까지 완주한 첫 아침 등산
걱정했던 것과 달리 체력이 그럭저럭 버텨줬습니다. 물론 예전에 비축해뒀던 체력의 잔고가 아직 남아있었던 덕분이겠지만, 중간에 쉬지 않고 정상까지 논스톱으로 올라갈 수 있었어요.

숨은 차올랐지만 다리에 힘은 남아있었고, 무엇보다 ‘해냈다’는 성취감이 몰려왔습니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우리 동네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어요. 평소 답답하게 느껴졌던 아파트 단지들도 이렇게 위에서 보니 나름 정겨웠습니다.
2시간 완주 후 찾아온 상쾌함
하산길은 더욱 즐거웠습니다. 올라갈 때는 몰랐던 작은 디테일들이 보였어요.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 햇살, 새소리, 그리고 등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여유로움까지.
왕복 2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집에 도착했을 때의 그 상쾌함은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었습니다. 샤워 후 마신 커피 한 잔의 맛도 평소와는 달랐어요.

아침 등산을 마치고 나니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졌고, 밤에는 꿀잠을 잤어요. 이런 기분 좋은 변화를 왜 이제야 경험하게 됐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등산이 주는 특별한 만족감
운동 중에서도 산책과 등산이 주는 만족감은 정말 특별합니다.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뛸 때와는 차원이 다른 즐거움이에요. 자연과 함께하는 운동이라서 그런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이런 좋은 운동을 너무 소홀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등산로가 있었는데 왜 미루기만 했을까요.
꾸준한 아침 등산 도전기
첫 아침 등산의 성공에 힘입어 ‘꾸준히 해보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매일은 힘들겠지만, 주 2-3회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 등산은 특별한 장비나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편한 운동화와 간단한 물통 하나면 충분하니까요.
혹시 운동을 시작하고 싶지만 망설이고 계신가요? 저처럼 동네 뒷산부터 시작해보세요. 2시간 정도의 아침 등산 한 번으로도 하루 종일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답니다. 내일 아침, 등산화 끈을 묶고 문을 나서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분명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