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의 아름다운 곶인 캅 봉 끝자락에는 인류 역사에서 매우 드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케르쿠안의 포에니 도시와 네크로폴리스인데요. 이곳은 로마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순수한 포에니 문명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유적지입니다. 카르타고와 달리 로마인들이 그 위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지 않았기에 기원전 3세기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더라고요.

왜 케르쿠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나
케르쿠안이 1985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린 이유는 독보적인 역사적 순수성 때문이었습니다. 보통 북아프리카의 고대 도시들은 포에니 시대 이후 로마의 지배를 받으며 건축물이 겹쳐지기 마련인데 이곳은 예외였어요. 기원전 250년경 제1차 포에니 전쟁 중에 파괴된 이후 버려진 덕분에 당시의 도시 계획이 박제된 것처럼 보존되었습니다.
- 기원전 3세기 포에니 도시의 전형적인 구조 확인 가능
- 로마식 개조가 전혀 없는 순수 건축 양식
- 지중해 포에니 문명의 유일한 생존 증거
이곳을 방문하면 당시 사람들이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어떤 공간에서 생활했는지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이 유적지를 두고 포에니 역사의 타임캡슐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현장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더라고요.
고대 포에니 도시 설계를 엿보는 방법
케르쿠안의 거리를 걷다 보면 당시의 정교한 도시 계획에 감탄하게 됩니다. 길은 일직선으로 곧게 뻗어 있고 주거 구역과 공공 구역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었어요. 특히 집들의 배치가 흥미로운데 입구부터 안뜰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현대의 주택 설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 격자형 도로망을 따라 걷기
- 각 집마다 설치된 배수 시설 확인하기
- 대칭을 이루는 주거 공간의 레이아웃 관찰하기
이런 설계 방식은 당시 포에니인들이 얼마나 체계적인 사회 시스템을 갖추고 살았는지 보여줍니다. 골목 구석구석을 살피다 보면 당시 상인들이 물건을 나르던 모습이나 이웃끼리 대화를 나누던 풍경이 상상되어 흥미로웠어요.

유네스코 세계유산 현장에서 만나는 독특한 욕조 문화
케르쿠안 유적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거의 모든 집에 개인 욕조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당시 다른 문명권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었거든요. 좌식 욕조 형태의 이 시설들은 분홍색 석회 반죽으로 정성스럽게 마감되어 있었습니다.
- 분홍색 방수 모르타르로 마감된 욕조
- 집집마다 독립적으로 설치된 개인 위생 공간
- 고도의 기술이 들어간 배수 처리 시스템
개인의 위생과 안락함을 중요하게 여겼던 포에니인들의 높은 삶의 질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어요. 어떤 집의 욕조는 오늘날의 욕조와 비교해도 그 형태가 크게 다르지 않아 정말 놀랍더라고요.
케르쿠안 네크로폴리스 유적지를 관람하는 팁
도시 유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아르그 엘 가즈와니라 불리는 네크로폴리스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고대 포에니인들의 사후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장소입니다. 바위를 깎아 만든 무덤들은 당시의 매장 풍습과 신앙을 생생하게 전달해 줍니다.
- 바위를 뚫어 만든 수직형 무덤 입구 살피기
- 무덤 내부의 구조와 부장품 흔적 관찰하기
-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공동묘지의 배치 확인하기
이곳에서 발견된 다양한 유물들은 현재 유적지 입구에 있는 작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무덤과 도시 유적을 함께 둘러봐야만 케르쿠안이라는 공간의 전체적인 맥락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더라고요.

튀니지 여행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가치를 발견하는 법
케르쿠안을 제대로 즐기려면 튀니스에서 출발하는 당일 여행 코스를 추천합니다. 캅 봉 반도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는 경치가 일품이라 가는 길 자체가 여행이 되거든요. 유적지에 도착하면 가이드의 설명 없이도 바닥에 그려진 ‘타니트의 상징’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튀니스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
- 유적지 내 박물관 먼저 관람하여 배경 지식 쌓기
- 해안 절벽과 어우러진 유적의 전체적인 실루엣 감상하기
사람들이 붐비는 유명 관광지와 달리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고대 문명과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지중해의 바람을 맞으며 2천 년 전의 돌담 사이를 걷는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더라고요.
케르쿠안 유적이 우리에게 주는 역사적 교훈
이곳이 2천 년 넘게 잊혀졌다가 우리 앞에 나타난 과정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합니다. 로마와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완전히 파괴되었기에 오히려 후대 사람들에 의해 변형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으니까요. 사라진 문명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읽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 고대 문명의 정교한 기술력 확인
- 파괴가 가져온 역설적인 보존의 역사
- 지중해 문화권의 다양성 이해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만 케르쿠안은 패배한 자들의 찬란했던 일상을 묵묵히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가꾸었던 아름다운 도시와 정원 그리고 세련된 생활 양식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더라고요.
유네스코 세계유산 케르쿠안을 정리하며
튀니지의 케르쿠안은 단순한 돌무더기 유적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로마라는 거대 제국이 지워버리려 했던 포에니인들의 실제 삶이 오롯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니까요.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혹은 남들과 다른 특별한 여행지를 찾는 분이라면 이곳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성지와도 같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 고대 도시에서 진정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의미를 발견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출처: https://whc.unesco.org/en/list/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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