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쿠세이르 암라 속 벽화 비밀 3가지

요르단의 황량한 사막을 가로지르다 보면 모래언덕 사이로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작은 석조 건물을 만나게 됩니다. 8세기 초 우마이야 왕조의 통치자들이 세운 유네스코 세계유산 쿠세이르 암라는 화려한 궁전은 아니지만 그 안에 담긴 예술적 가치는 그 어떤 대형 유적지보다도 압도적이더라고요. 이슬람 초기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곳의 벽화들은 당시 지배층이 향유하던 풍요로운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전 세계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A wide-angle exterior shot of Quseir Amra, a small 8th-century desert castle in Jordan made of yellow limestone, standing in the middle of a vast desert landscape under a clear blue sky, high contrast, 4:3

유네스코 세계유산 쿠세이르 암라의 역사적 배경

이곳은 700년대 초반 이슬람 우마이야 왕조의 칼리프였던 왈리드 1세 혹은 그의 후계자가 건설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창한 요새라기보다는 통치자들이 사막에서 사냥을 즐기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머물렀던 별장 겸 목욕탕 건물에 가깝더라고요. 당시 이슬람 제국은 주변의 비잔틴 제국과 사산 제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었는데 그 흔적이 이 작은 건물 구석구석에 묻어 있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건물은 초기 이슬람 건축의 독창성을 잘 보여줍니다. 사막이라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정교한 수로 시스템을 갖추고 내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단순한 쉼터를 넘어 권위를 과시하고 예술적 영감을 교류하던 장소였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황량한 사막에 세워진 호화로운 목욕탕은 왜일까?

쿠세이르 암라의 중심은 다름 아닌 목욕탕 시설이었습니다. 냉탕과 온탕 그리고 증기탕으로 이어지는 로마식 목욕 시스템을 그대로 구현해 놓았더라고요. 사막 한가운데서 물이 귀했을 텐데 어떻게 이런 시설을 운영했을지 궁금했는데 인근의 우물을 이용해 물을 끌어오고 정교한 난방 시스템까지 갖췄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지배층은 이곳에서 몸을 씻는 행위 자체보다도 사교와 정치적 논의를 즐겼던 것으로 보입니다. 탁 트인 사막의 풍경을 뒤로하고 따뜻한 증기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제국의 미래를 논했을 그들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목욕탕은 단순한 위생 시설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해방구였던 셈입니다.

쿠세이르 암라 내부의 고대 목욕탕 구조

유네스코 세계유산 가치를 증명하는 8세기 벽화

이 유적지가 가장 특별한 이유는 벽면과 천장을 가득 채운 화려한 벽화들 때문입니다. 흔히 이슬람 예술이라고 하면 우상 숭배 금지로 인해 인물이나 동물 묘사를 피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쿠세이르 암라는 그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려 주더라고요. 유네스코 세계유산 명성답게 이곳의 벽화는 매우 파격적이고 사실적이었습니다.

  • 여섯 왕의 벽화: 당시 우마이야 칼리프에게 복속되었거나 대립하던 주변국 군주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 사냥과 춤: 사막에서 가젤을 사냥하는 긴박한 장면과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는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이 보입니다.
  • 장인들의 작업: 건물을 짓거나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까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그림들은 엄격한 종교적 규범이 확립되기 전 초기 이슬람 사회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엿보게 해 줍니다. 당시 사람들의 복식이나 생활 양식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더라고요.

쿠세이르 암라 벽면을 가득 채운 고대 벽화

별자리 지도와 예술품을 제대로 관람하는 방법

쿠세이르 암라의 백미는 온탕실 천장에 그려진 별자리 지도입니다. 이는 현존하는 인류의 천체도 중 북반구의 밤하늘을 가장 정교하게 묘사한 초기 사례 중 하나로 꼽히더라고요. 곰자리와 사자자리 그리고 황도 12궁이 그려진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면 1,300년 전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밤하늘을 보며 꿈을 꾸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람 시에는 손전등이나 스마트폰 라이트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부 조명이 밝지 않아 벽화의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기 쉽기 때문입니다. 특히 곰이 악기를 연주하는 유머러스한 그림이나 과일을 나르는 여인의 모습 등 숨은 그림 찾기 하듯 벽면을 훑어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여행 시 주의해야 할 3가지

요르단 사막 여행의 일부로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수도 암만에서 동쪽으로 약 85km 떨어진 황야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더라고요. 하지만 그만큼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 이동 수단 확보: 대중교통보다는 렌터카나 암만에서 출발하는 일일 투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2. 관람 시간 엄수: 유적지 관람 시간은 계절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해야 하며 가급적 빛이 좋은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 방문하는 것이 사진 찍기에 좋습니다.
  3. 보존 의식: 벽화는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온 만큼 매우 약합니다. 절대 벽면에 손을 대거나 플래시를 강하게 터뜨리는 행동은 삼가야 하더라고요.

사막 유적지를 관람하는 한국인 여행객

요르단 사막 유적지가 주는 특별한 울림과 가치

쿠세이르 암라를 둘러보고 나오니 사막의 뜨거운 바람이 온몸을 감쌌습니다. 척박한 모래땅 위에 이런 아름다운 예술 세계를 구축했던 고대인들의 열정이 참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격이 충분한 이 작은 공간은 우리에게 문명의 융합과 예술의 자유로움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는지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단순히 오래된 건물을 보는 것을 넘어 그 속에 담긴 인간의 삶과 욕망 그리고 예술혼을 마주하는 경험은 여행의 무게를 다르게 만들어 줍니다. 요르단을 방문하게 된다면 페트라의 웅장함만큼이나 쿠세이르 암라의 섬세한 아름다움에도 꼭 한번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는 듯한 짜릿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천장에 그려진 고대 북반구 별자리 지도

출처: https://whc.unesco.org/en/list/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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