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계단식 논 중 하나가 필리핀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필리핀 코르디예라 라이스테라스는 2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푸가오족이 산을 깎아 만든 살아있는 문화유산입니다. 오늘은 이 계단식 논이 왜 특별한지, 그리고 대표적인 5곳이 어디인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배경은?
코르디예라 라이스테라스는 1995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되었습니다. 유네스코가 주목한 건 단순히 풍경이 아름다워서가 아닙니다. 해발 1500미터가 넘는 급경사 산비탈을 흙과 돌담으로 다듬어 농경지로 바꾼 기술, 그리고 그 시스템이 200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특히 산꼭대기 숲에서 시작해 논까지 이어지는 물 관리 시스템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전형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살아있는 문화경관이라는 개념을 세계유산에 적용한 대표 사례이기도 합니다.
대표 계단식 논 5곳을 소개합니다
유네스코에 공식 등재된 라이스테라스는 모두 5곳입니다.
- 바나웨 인근의 바타드 계단식 논
- 방가안 계단식 논
- 마요야오 중앙 계단식 논
- 훙두안 계단식 논
- 키앙안의 나가카딘 계단식 논
이 중 바타드는 마치 거대한 원형극장 같은 형태로 가장 유명합니다. 다만 흔히 알려진 바나웨 중심지의 논은 정작 등재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의외의 사실입니다.

이푸가오족은 어떻게 논을 지켜왔을까?
이 논들은 기계가 아닌 사람 손으로 일궜습니다. 이푸가오족은 대대로 내려오는 관개 기술과 공동체 규약을 통해 논을 관리해왔습니다.
- 산림 보호 구역에서 물을 확보하기
- 돌담과 흙담으로 논둑 유지하기
- 공동체 의식에 따라 모내기와 수확 시기 맞추기
- 전통 벼 품종인 티나원 재배 유지하기
이런 전통이 있었기에 2000년이 지난 지금도 논이 기능할 수 있었던 겁니다.
왜 한때 위기에 처했을까?
등재 이후에도 문제는 있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도시로 떠나면서 논을 관리할 사람이 줄었고, 일부 구간은 방치되었습니다. 결국 2001년에는 위기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지역 공동체와 정부가 복원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2012년에는 위기 목록에서 해제되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한 번 등재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관리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여행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
직접 가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정리했습니다.
- 최적 시기는 모내기 직후인 5~6월 또는 수확 전 9~10월
- 마닐라에서 바나웨까지 버스로 약 9시간 소요
- 바타드는 차로 접근이 어려워 트레킹이 필요함
- 현지 가이드와 동행하면 문화 해설을 들을 수 있음
특히 바타드는 내려갈 때는 쉽지만 올라올 때 상당히 힘드니 체력 안배가 필요합니다.
마치며
필리핀 코르디예라 라이스테라스는 그저 멋진 사진 명소가 아니라, 2000년 동안 사람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온 유네스코 세계유산입니다. 언젠가 필리핀 북부 산악지대를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바타드의 원형 논 앞에서 그 세월을 직접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출처: https://whc.unesco.org/en/list/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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