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테슬라는 파산 직전의 상태였습니다. 엘론 머스크는 자금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고 실제로 GM이나 포드에 인수를 제안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더라고요. 만약 그때 실제로 매각이 성사되었다면 지금 우리가 타는 전기차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을 겁니다. 인류에게는 오히려 그 제안이 거절당한 것이 천운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2008년 테슬라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던 배경
당시 테슬라는 첫 번째 모델인 로드스터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었습니다. 생산 비용은 치솟고 예약자들의 불만은 폭주하던 시기였어요. 머스크는 개인 자산까지 전부 쏟아부었지만 매달 수십억 원씩 빠져나가는 현금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죠. 결국 기존 자동차 업계의 거인들에게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GM과 포드 역시 정부 보조금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라 남의 회사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더라고요.
GM이 테슬라를 인수했다면 발생했을 시나리오
만약 GM이 테슬라를 샀다면 가장 먼저 벌어졌을 일은 수익성 낮은 프로젝트의 폐기였을 겁니다. GM은 과거에도 전기차인 EV1을 강제로 전량 폐기했던 전력이 있잖아요. 테슬라의 기술력을 엔진 보조 시스템 정도로만 활용하고 독자적인 전기차 플랫폼 개발은 수년간 미뤄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기업 특유의 보수적인 경영 방식이 테슬라의 도전적인 유전자를 금방 잠식했을 것이 분명해 보이더라고요.

포드는 왜 테슬라의 혁신을 수용하기 힘들었을까?
포드는 당시 ‘원 포드’ 전략을 통해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던 시기였습니다. 테슬라의 고비용 구조와 검증되지 않은 배터리 기술은 포드의 재무팀 입장에서 제거 대상 1순위였을 거예요. 특히 포드의 주력인 픽업트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전기차로의 전환을 오히려 방해했을지도 모릅니다.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테슬라의 철학이 하드웨어 제조 중심인 포드 내부에서 살아남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을 거라 생각되네요.
대기업의 관료주의가 테슬라를 무너뜨리는 3단계
테슬라가 거대 기업의 품으로 들어갔을 때 겪었을 끔찍한 변화는 구체적으로 세 가지 단계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 첫째는 의사결정의 지연입니다. 머스크는 이사회 보고 없이도 즉각적인 수정을 지시하지만 대기업에서는 수많은 결재 라인을 통과해야 하더라고요.
- 둘째는 부품 공유의 늪입니다. 원가 절감을 위해 기존 내연기관차의 저가 부품을 테슬라에 강제로 이식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가 순식간에 사라졌을 겁니다.
- 셋째는 인재 유출입니다. 혁신을 꿈꾸던 엔지니어들이 대기업의 경직된 문화에 실망해 구글이나 애플 같은 실리콘밸리 기업으로 모두 떠났을 게 뻔합니다.

내연기관 중심의 기업이 전기차 성장을 가로막는 법
기존 자동차 업계는 딜러망과의 관계가 매우 끈끈합니다. 테슬라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중간 마진을 없앤 직접 판매 방식이잖아요. 하지만 GM이나 포드 아래로 들어갔다면 딜러들의 반발 때문에 온라인 판매는 꿈도 못 꿨을 거예요. 전기차는 내연기관보다 소모품 교체 주기가 길어서 딜러들 입장에서는 돈이 안 되는 골칫덩이일 뿐이었거든요. 결국 마케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전시장 구석에서 먼지만 쌓이는 신세가 되었을 겁니다.
테슬라가 독자 생존하며 증명해낸 파괴적 혁신
결과적으로 인수가 무산된 것이 테슬라에게는 최고의 행운이었습니다. 독자 노선을 걸으면서 기존 업계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전 세계에 구축할 수 있었으니까요.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통해 자동차를 스마트폰처럼 진화시킨 것도 대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았기에 가능한 시도였습니다. 만약 2008년에 테슬라가 팔렸다면 지금 우리는 훨씬 더 비싸고 성능은 떨어지는 뻔한 전기차를 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테슬라의 독립은 인류의 행운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테슬라의 사례를 보면 때로는 위기가 가장 큰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2008년의 그 절망적인 순간에 대기업들이 테슬라를 외면했기에 오늘날의 전기차 혁명이 가능했던 셈이니까요. 여러분은 지금의 테슬라가 없는 자동차 시장을 상상할 수 있나요? 혁신은 결코 거대 자본의 품 안에서 편안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테슬라가 온몸으로 증명해 냈네요.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또 다른 파괴적 혁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계속해서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