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 서쪽 대서양 한복판에는 인간의 발길이 닿기 힘든 고립된 섬들이 있습니다. 이곳은 자연과 인간의 역사가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에서도 보기 드문 복합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수천 년간 이어져 온 독특한 생활 방식과 압도적인 자연경관이 담긴 세인트 킬다의 구체적인 가치를 지금부터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세인트 킬다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른 까닭
세인트 킬다 제도는 1986년 자연유산으로 처음 지정된 이후 2005년에 문화적 가치까지 인정받으며 복합유산이 되었습니다. 이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 이유는 극단적인 환경에서 인류가 어떻게 적응하며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대서양의 거친 파도와 바람 속에서도 2천 년 넘게 마을을 유지하며 독자적인 문화를 일궈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깎아지른 절벽과 대서양이 빚어낸 지형
이 섬들은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지형이 파도에 깎이며 만들어진 예술 작품과도 같습니다. 영국에서 가장 높은 해안 절벽과 거대한 바다 기둥인 시 스택(Sea Stacks)이 장관을 이루더라고요. 특히 솟구쳐 있는 바위 기둥들은 멀리서 보면 마치 바다 위에 꽂힌 거대한 칼날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험준한 지형은 인간에게는 가혹한 환경이었지만 수많은 생명체에게는 완벽한 요새가 되어주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내에 남겨진 고립된 삶
세인트 킬다의 상징 중 하나는 클레이탄이라고 불리는 수천 개의 돌창고입니다. 나무가 전혀 자라지 않는 섬의 특성상 주민들은 주변의 돌을 쌓아 식량을 보관하거나 가축을 돌보는 용도로 이 구조물을 만들었더라고요. 못이나 모르타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돌의 무게와 균형으로만 지어진 이 창고들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섬 곳곳에 남아 당시 주민들의 지혜를 엿보게 합니다.
수십만 마리의 바다새가 섬을 지키는 방법
이곳은 북대서양에서 가장 중요한 바다새 번식지 중 하나입니다. 가넷, 퍼핀, 풀마 등 수십만 마리의 새들이 절벽 틈새에 둥지를 틀고 살아가고 있었어요. 특히 가넷의 군락지는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며 섬 전체가 새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차는 진풍경을 연출합니다. 주민들은 과거에 이 새들을 잡아 식량으로 쓰거나 기름을 얻어 등불을 밝히며 척박한 환경을 견뎌냈다고 합니다.

1930년 세인트 킬다 주민들이 떠나간 이유
오랜 시간 이어져 오던 공동체는 1930년 8월 29일을 기점으로 종말을 맞이했습니다. 외부 세계와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젊은 층이 떠나기 시작했고 질병과 식량 부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남은 주민 36명이 자발적으로 이주를 결정했거든요. 비어버린 마을의 집들은 여전히 바다를 향해 늘어서 있는데 주인을 잃은 돌집들 사이를 걷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한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세인트 킬다 방문법
현재 세인트 킬다는 영구 거주자가 없는 무인도이지만 여행자들은 배를 타고 방문할 수 있습니다. 스카이 섬이나 해리스 섬에서 출발하는 일일 투어 보트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에요. 다만 대서양의 기상 변화가 워낙 심해서 배가 뜨지 못하는 날이 많으니 일정을 넉넉히 잡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섬에 도착하면 정해진 탐방로를 따라 걷게 되는데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태초의 자연을 마주하는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세인트 킬다의 가치를 보존하며
세인트 킬다는 단순히 버려진 섬이 아니라 인류가 자연과 어떻게 투쟁하고 화해하며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거대한 박물관입니다. 비록 주민들은 떠났지만 그들이 남긴 돌집과 창고 그리고 수많은 바다새가 여전히 이곳의 주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소중한 장소가 다음 세대에게도 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 방문하기 어렵더라도 그 기록을 살피며 고립된 낙원의 의미를 되새겨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https://whc.unesco.org/en/list/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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